[BIZ Insight] 의료·교통·에너지…IoT, 경쟁의 핵심을 바꾼다

입력 2016-04-21 20:00  

LGERI 경영노트

이승훈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shlee@lgeri.com >



“냉장고를 공짜로 사용한다면?”

냉장고 속 식품 정보가 정확히 수집되고 아마존 등 유통 기업이 소비자의 구매 이력을 함께 분석해 필요한 식품을 주문 없이도 알아서 적시에 배송해준다. 게다가 이런 기업들은 냉장고를 공짜로 제공한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의 짐 툴리 부사장은 ‘사물인터넷(IoT) 시대 하드웨어 업체들의 생존 전략’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하드웨어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냉장고를 공짜로 제공해야 하는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냉장고 문을 여닫는 시간·횟수, 사용자의 식료품 구매 이력 등과 같은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냉장고를 판매하는 것보다 최대 5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냉장고를 제조하던 기존 가전 기업들은 아마존, 월마트 등 유통 기업을 상대로 새로운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다양한 사물에 센서, 통신 기능을 탑재한 IoT 기기 출시가 본격화하고 있다. 그 영역도 이제는 정보기술(IT)산업을 넘어 스마트홈, 에너지, 교통 등 실생활에 밀접한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엔 사물에 센서를 부착하고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IoT를 더욱 지능화된 형태로 활용하는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IoT를 통해 각 산업 내 기존 기업의 전략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가치를 구현해 새로운 형태로 경쟁을 시작하고 있다.

민간 항공기 엔진 제조시장에서 롤스로이스는 경쟁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 프랫 앤드 휘트니(Pratt&Whitney) 등에 밀려 시장 점유율 3위에 머물러왔다. 경쟁 구도를 깨기 위해 롤스로이스는 사업 모델을 기존 ‘판매’ 방식에서 ‘리스&서비스’ 방식으로 혁신적으로 전환했다. 즉 엔진을 구매하는 항공기 제조사 및 항공사는 수백억~수천억원에 달하는 엔진 비용을 구매 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항공기가 운항돼 엔진이 가동되는 시간에 따라 사용료를 내는 것이다. 롤스로이스는 이를 위해 항공기 엔진에 다양한 센서를 부착해 온도, 공기압, 속도, 진동 등 항공기 운항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한다. 이런 정보는 엔진 정비, 사후 관리와 관련된 비즈니스 기회로 연결돼 추가적인 수익 창출 수단으로 쓰인다. 롤스로이스는 IoT 기술을 적용해 엔진 제조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지속적으로 매출을 확대해 10년 만에 민간 항공기 엔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서게 됐다.

전문 의료 기관이 산업의 헤게모니를 가져온 의료산업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IBM은 자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시스템인 ‘왓슨’을 의료 전문 서비스로 개발 중이다. 예를 들어 CT, MRI 등 영상 이미지를 판독해 특정 질병의 발병 여부를 판단하거나 환자의 혈당, 혈압, 심박수 등 다양한 생체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병을 진단한다. IBM은 이를 통해 의사가 진단하는 것에 비해 질병 발생 징후를 더욱 빠르게 발견하고 오진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IoT는 이렇게 기존 기업의 사업 방식과 경쟁의 핵심 축을 변화시키며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산업을 혁신시킬 수 있다. 이런 변화 속에 IoT를 적시에 활용한 기업은 기존 기업과는 다른 방법으로 고객 니즈를 해결하며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승훈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shlee@lger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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